‘내 파란 세이버’는 조우리 작가의 장편소설로, 제1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수영을 소재로 삼아 청소년기의 갈등과 성장, 그리고 승부의 세계에서 겪는 좌절과 극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엘리트 스포츠의 세계에서 겪는 압박감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물 간의 관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작품의 중심 인물인 강이선은 어릴 때부터 수영 신동으로 불리며 촉망받는 선수로 성장한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신체적 변화와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영원히 앞서 나갈 줄 알았던 경쟁자들에게 뒤처지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이선은 깊은 자기혐오와 불안감을 경험하며 방황한다.
이 소설은 단순한 승리나 기록 경신을 목표로 하는 전형적인 스포츠 성공담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선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해수와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통해 시기심과 동경이 뒤섞인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경쟁 사회의 단면을 청소년 선수의 시선으로 조명함으로써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제목에 등장하는 ‘세이버’는 주인공이 가장 빛나던 순간의 감각이자 스스로를 지키고자 했던 강인한 의지를 상징한다. 파란색은 수영장의 물색이자 청춘의 상징인 동시에, 차가운 승부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장치다. 주인공은 수영을 계속할지 혹은 그만둘지를 고민하는 처절한 과정을 거치며,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속도를 회복하고 삶의 주권을 되찾는 일임을 깨닫는다.
‘내 파란 세이버’는 한국 청소년 문학에서 스포츠라는 소재를 통해 자아 정체성 문제를 탁월하게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등이 되어야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결과 중심주의 사회에서 탈피하여, 패배를 수용하고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성장이란 쉼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행위까지 포함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