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하 유괴 살인 사건은 1981년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아동 유괴 및 살해 사건이다. 당시 8세였던 초등학생 김근하 군이 평소 알고 지내던 인물에게 납치되어 끝내 살해된 이 사건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크게 일깨웠다. 특히 범인이 피해 아동의 부모와 친분이 있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중에게 큰 충격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사건은 1981년 2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거주하던 김근하 군이 집 근처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되었다. 범인 이상호는 김 군의 아버지와 동향 출신으로 평소 형, 동생 하며 가깝게 지내던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 군을 유괴할 계획을 세웠으며, 사건 당일 "좋은 곳에 데려다주겠다"며 김 군을 유인하여 납치했다.
이상호는 김 군을 납치한 직후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으로 500만 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괴 당일 김 군이 집으로 보내달라며 계속해서 울고 보채자, 범행이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이상호는 납치 불과 몇 시간 만에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했다. 범인은 피해자가 이미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경찰은 협박 전화의 발신지 추적과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 수사를 통해 이상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상호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의 진술을 토대로 수색을 벌인 결과, 경기도 시흥군(현 안양시) 인근의 한 야산에서 가마니에 싸인 채 암매장된 김 군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이상호의 잔혹한 범행과 반성 없는 태도는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는 유방암을 앓던 아내의 치료비와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 해결을 범행 동기로 내세웠으나,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모두 드러났다. 법원은 인간의 생명을 수단으로 삼은 반인륜적 범죄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 이상호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며, 이후 형이 집행되었다. 이 사건은 아동 유괴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