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개구리>(The Princess and the Frog)는 2009년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49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다. 그림 형제의 고전 동화 '개구리 왕자'와 E. D. 베이커의 소설 '개구리 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론 클레먼츠와 존 머스커가 공동 감독을 맡았다. 이 영화는 디즈니가 한동안 중단했던 전통적인 2D 손그림 애니메이션 방식을 다시 도입하여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영화의 배경은 1920년대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다. 주인공 티아나는 자신의 식당을 차리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며 돈을 모으는 근면한 인물로 묘사된다. 반면, 말도니아의 나빈 왕자는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 사악한 부두 술사 닥터 파실리에의 저주에 걸려 개구리로 변하게 된다. 나빈은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티아나를 공주로 착각하고 저주를 풀기 위해 입맞춤을 요청하지만, 공주가 아니었던 티아나마저 개구리로 변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두 캐릭터의 모험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디즈니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주인 티아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티아나는 기존의 수동적인 공주 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꿈을 쟁취하려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또한 재즈 연주를 꿈꾸는 악어 루이스와 밤하늘의 별을 사랑하는 반딧불이 레이 등 개성 있는 조연들이 등장하여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뉴올리언스의 늪지대인 바이유를 배경으로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한다.
음악은 뉴올리언스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여 재즈, 블루스, 가스펠, 자이드코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었다. 작곡가 랜디 뉴먼이 참여한 사운드트랙은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영화는 '별에게 소원을 비는 것'만큼이나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교훈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작 측면에서 <공주와 개구리>는 디지털 기술이 주류를 이루던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교한 배경 묘사와 유연한 캐릭터 움직임은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는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후 디즈니가 인종적 다양성과 현대적인 가치관을 작품에 반영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