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이야(自来也)는 에도 시대 후기 일본의 독본(読本)인 『지라이야 호걸 담』(児雷也豪傑譚)에 등장하는 가공의 닌자이자 의적이다. 본래 이 인물의 원형은 간젠한진(感和亭鬼武)이 저술한 『지라이야 이야기』(自来也説話)에서 유래하였으나, 이후 여러 작가에 의해 내용이 덧붙여지며 오늘날 알려진 강력한 인술을 사용하는 영웅적 인물로 정착되었다. '지라이야'라는 이름은 '스스로 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신출귀몰하게 나타나 악행을 일삼는 이들을 처단하는 의적임을 상징한다.
이야기 속 지라이야의 본명은 오가타 슈마 히로유키(尾形周馬寛行)로, 규슈 지방의 비고 가문 출신으로 설정되어 있다. 가문이 멸망한 후 낭인이 된 그는 묘코산에서 두꺼비 요괴를 만나 그로부터 두꺼비 술법(蝦蟇の術)을 전수받는다. 이를 통해 거대한 두꺼비를 소환하거나 스스로 두꺼비로 변신하는 등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는 이 힘을 바탕으로 빈민을 돕고 정의를 실현하는 의적으로 활동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라이야의 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숙적 오로치마루(大蛇丸)와의 대립이다. 지라이야의 제자였던 오로치마루는 스승을 배신하고 뱀 술법을 익혀 지라이야를 위협하는 강력한 악역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민달팽이 술법을 사용하는 여걸 츠나데(綱手)가 합류하며, 뱀은 민달팽이에게 약하고, 민달팽이는 두꺼비에게 약하며, 두꺼비는 뱀에게 약하다는 '삼파전(三竦み, 산스쿠미)'의 구도가 완성된다. 이 상성 관계는 일본 문화권에서 상호 견제 원리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공수의 인귀(攻守の忍鬼)'라는 수식어는 그가 공격과 방어에 있어 귀신과 같은 기량을 지닌 닌자임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술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체술과 전략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했음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지라이야는 가부키(歌舞伎) 무대에서도 매우 인기 있는 소재였으며, 1852년 가와타케 모쿠아미가 각색한 극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지라이야의 역동적인 묘사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가부키 공연에서 지라이야가 두꺼비 위에 올라타 인을 맺는 모습은 닌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굳어졌다.
지라이야는 일본 문학 역사상 가장 입체적인 닌자 캐릭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개인의 가문 복수라는 사적인 동기에서 시작하여 점차 대의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서사 구조는 현대의 서브컬처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오늘날 수많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에서 등장하는 닌자 캐릭터의 원형과 특징들은 상당 부분 에도 시대의 지라이야 전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시대를 초월하여 대중에게 사랑받는 전설적인 인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