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 신사(高麗神社)는 일본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에 위치한 신사로, 고구려 멸망 후 일본으로 망명한 고구려 왕족 약광(若光, 고마노 고시키)을 초대 제신으로 모시는 곳이다. 고구려 유민들이 정착하여 개척한 고마군(高麗郡)의 중심적인 신앙적 지주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까지도 고구려의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진다.
서기 668년 고구려가 나당 연합군에 의해 멸망하자, 많은 고구려인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일본 조정은 716년 간토 지방에 흩어져 살던 고구려인 1,799명을 모아 고마군을 설치했다. 이때 고구려 왕족이었던 약광이 초대 군수(대령)로 임명되어 황무지를 개간하고 마을을 번성시켰다. 약광이 사망한 후, 그의 덕을 기리기 위해 후손과 주민들이 사당을 세운 것이 고마 신사의 시초이다.
이 신사는 흔히 '출세 대명신(出世大明神)'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하마구치 오사치, 와카쓰키 레이지로 등 일본의 여러 정치인이 이곳을 참배한 후 총리대신에 올랐다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입신양명과 성공을 기원하는 참배객들이 줄을 잇게 되었다. 신사 경내 입구에는 한국식 장승이 세워져 있으며, 한국의 역대 정치인과 문화계 인사들이 기증한 기념물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한일 교류의 거점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마 신사의 제주(祭主)는 대대로 약광의 후손인 고마 가문이 맡아왔다. 현재까지 60대 넘게 가업을 이어오며 신사를 지키고 있으며, 이는 일본 내에서도 매우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매년 가을에는 고구려의 전통을 기리는 축제가 열리며, 신사 인근에는 약광의 위패를 모신 성천원(聖天院)과 고구려 가옥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고마 가문의 고택이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고마 신사는 단순히 종교적인 공간을 넘어 고대 동아시아의 역동적인 인구 이동과 문화 전파를 증명하는 귀중한 사료이다. 고구려인의 개척 정신과 일본 정착 과정을 상징하며, 오늘날에도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의 오랜 역사적 연관성을 상기시키는 교육적 장소로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