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왕(景文王, 925년 ~ 975년)은 고려 제8대 왕으로, 본명은 왕온(王溫)이다. 그는 성종의 손자이자, 현종의 아들로 10세에 즉위하였고, 935년에 왕으로 취임하였다. 경문왕의 통치 기간은 925년부터 975년까지 50년으로, 고려 왕조의 중흥기를 이어간 시기였다.
경문왕은 초기에는 미성년자였기에 한동안 그의 후견인이었던 외척과 귀족 세력에 의해 국가 운영이 좌우되었다. 그러나 그는 점차 성인이 되어 왕권을 강화하고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였다. 경문왕은 군사적으로도 강력한 왕국을 유지하기 위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였으며,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고려는 내부의 반란과 외부의 위협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그의 통치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후백제와의 전투이다. 후백제는 고려에 있어 주요한 적국으로, 경문왕은 군사력을 증강하고 외교적으로도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경문왕은 고려의 문화와 학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왕실 및 귀족 가문에서 학자들을 초빙하고, 불교를 장려하였다.
경문왕은 특히 불교에 대한 믿음이 깊었으며, 여러 사찰을 중건하고 불교 행사를 지원하였다. 그의 통치 아래에서는 불교 문화가 한층 부흥하였으며, 이 시기 여러 대장경이 편찬되는 등 불교학문이 발전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의 통치 말기에 이르러 왕권이 약해지고 귀족 세력이 강화됨에 따라 정국이 불안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975년 경문왕은 건강 문제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들인 왕우(왕건의 후손)가 왕위에 올라 고려 제9대 왕이 되었다. 경문왕의 통치는 고려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으며, 왕권과 귀족세력 간의 갈등이 예고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