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로니언(Gelonian)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등장하는 민족으로, 그리스인과 스키타이인의 혼혈로 이루어진 독특한 문화 집단이다. 이들은 본래 그리스의 무역 거점에서 이주해온 이들로 구성되었으며, 스키타이의 영토 내에서 부디니(Budini) 민족과 함께 거주하며 독자적인 양식의 도시를 건설하고 정착 생활을 영위하였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목조 도시인 겔로누스(Gelonus)를 거점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이 도시의 성벽은 사방이 약 30리(furlong)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으며, 성벽뿐만 아니라 주거 시설과 종교 시설인 신전까지 모두 목재로 건축되었다. '겔로니언 차이판'에서 '차이판'은 이들이 성벽이나 건축물을 세울 때 사용했던 목재 판재 혹은 경계판(界板)의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이는 석조 건축이 주를 이루던 그리스 본토의 양식과 차별화되는 이들만의 독특한 목조 건축 문화를 상징한다.
겔로니언의 문화는 그리스와 스키타이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섞인 형태를 띠었다. 이들은 그리스어를 사용하면서도 스키타이의 풍습을 일부 받아들였으며, 종교적으로는 그리스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숭배하여 3년마다 축제를 열고 광란의 제례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반면 생활 방식에 있어서는 농경을 중시하여 곡물을 재배하고 채소를 먹었는데, 이는 전형적인 유목 민족이었던 주변 스키타이인들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역사적으로 겔로니언은 기원전 513년경 페르시아 제국의 다리우스 1세가 스키타이를 침공했을 때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페르시아군이 북상하자 겔로니언은 부디니인들과 함께 초토화 작전을 펼치며 퇴각하였고, 이 과정에서 그들의 자랑이었던 목조 도시 겔로누스가 페르시아군에 의해 소실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굴복하지 않고 스키타이 연합군의 일원으로서 페르시아군을 몰아내는 데 기여했다.
겔로니언의 유산은 고대 유라시아 스텝 지역에서 그리스 문명과 북방 유목 문명이 어떻게 접촉하고 융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들의 목조 건축 기술과 관련된 '차이판' 형태의 구조물들은 훗날 해당 지역의 건축 양식 연구에 있어 중요한 학술적 근거가 되었으며, 그리스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에 적응해 나간 이주민들의 생존 전략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