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지 않는 섬은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황도리에 위치한 황도(黃島)를 지칭하는 별칭이자, 이 섬에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전설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황도는 안면도 북동쪽에 인접한 작은 섬으로, 과거에는 배를 타고 건너야 했으나 현재는 황도교가 건립되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이 섬은 토지가 비옥하여 농사가 매우 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작물을 수확하지 않았다는 기묘한 내력이 전해진다.
지형적으로 황도는 평지가 완만하고 토질이 우수하여 보리 농사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과거 주민들은 이곳에 보리를 심어 풍성한 결실을 보았는데, 가을이나 수확철이 되면 섬 전체가 누런 보리 물결로 뒤덮여 황금색으로 빛났다고 한다. '황도'라는 지명 자체도 섬이 노란색으로 보인다는 데서 유래했을 만큼 농작물의 성장이 극히 왕성했던 곳으로 기록되어 있다.
'거두지 않는 섬'이라는 명칭이 붙은 결정적인 이유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관련된 금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과거 주민들이 정성껏 지은 농작물을 수확하려고만 하면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거센 풍랑이 일어 마을에 큰 재앙이 닥쳤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를 섬을 지키는 신령이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는 계시로 받아들였다. 이후 주민들은 보리를 심기는 하되, 익은 곡식을 사람이 거두지 않고 새나 짐승의 먹이로 남겨두거나 자연 상태로 두게 되었다.
이러한 전설은 황도의 대표적인 민속 행사인 '황도 붕기 풍어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이 풍어제는 마을의 안녕과 어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대규모 제례이다. 거두지 않는 섬의 설화는 인간이 자연의 결실을 독점하지 않고 신령스러운 기운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적 신앙과 자연 경외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즉, 수확의 포기는 경제적 손실이 아니라 재앙을 막고 더 큰 풍요를 기원하는 종교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오늘날 황도는 전설 속의 모습과는 달리 현대적인 어촌 마을로 변모하였으며, 바지락 채취와 어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거두지 않는 섬'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이 섬의 신비로운 내력을 설명하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으로 남아 있다. 이는 단순한 설화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식을 탐구했던 옛사람들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민속 학적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