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는 하늘에서 내리는 단 이슬을 뜻하며, 동양의 전통적인 관념 속에서 상서로운 징조나 신령스러운 액체로 여겨진다. 본래 고대 인도 신화의 '암리타(Amrita)'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를 마시면 불로불사의 몸이 된다고 전해진다. 중국과 한국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성군이 나라를 잘 다스려 태평성대를 이룰 때 하늘이 응답하여 내리는 신비한 이슬로 기록되어 왔다.
유교적 정치 사상에서 감로는 왕의 덕치(德治)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다. 《예기》 등의 고전에는 "하늘이 도를 얻으면 감로가 내린다"는 구절이 있으며, 이는 자연과 인간 세계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 상태를 의미한다. 기록에 따르면 감로는 맛이 엿처럼 달고 모양은 술이나 기름과 같으며, 이것이 내리면 초목이 무성해지고 백성들이 병 없이 장수한다고 믿었다.
불교에서 감로는 중생의 번뇌를 씻어주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게 하는 상징적인 음료로 정의된다. 부모나 조상의 넋을 기리는 우란분재 등의 의식에서 음식을 공양할 때 감로를 베푸는 절차를 행하며, 이를 통해 아귀도에 빠진 중생들이 목마름과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기를 기원한다. 아미타불을 '감로왕(甘露王)'이라 부르는 이유 또한 중생에게 영원한 생명의 상징인 깨달음을 베풀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혹은 자연 현상으로서의 감로는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등 일부 곤충이 식물의 즙을 섭취한 뒤 배설하는 단맛이 나는 액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이 액체는 당분이 풍부하여 개미 등 다른 곤충의 먹이가 되며, 때로는 특정 나무의 잎에서 분비되는 당성분을 가리키기도 한다. 고대의 신비로운 전설은 이러한 실제 자연 현상에 대한 관찰과 종교적 상상력이 결합하여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오늘날 감로는 비유적인 표현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반가운 비를 '감로비'라고 부르거나, 몹시 괴로운 상황에서 얻게 된 귀중한 도움이나 정신적인 깨달음을 감로에 빗대어 표현한다. 이는 감로가 단순한 전설 속의 물질을 넘어, 인간의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갈증을 해소해 주는 긍정적이고 성스러운 가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