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나무뱀

갈색나무뱀(Brown Tree Snake, Boiga irregularis)은 뱀목 뱀과에 속하는 야행성 파충류이다. 원산지는 호주 북부와 동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등 남태평양 일대이다. 몸은 가늘고 길며 보통 1~2m 정도까지 자라지만, 서식 환경에 따라 최대 3m에 달하는 개체도 발견된다. 이름처럼 갈색이나 황갈색 바탕에 어두운 가로줄무늬가 있으며, 커다란 눈과 수직으로 된 눈동자를 가지고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시야를 확보하기 유리하다. 후아류 뱀으로서 약한 독을 가지고 있으나 인간 성인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은 수준이다.

이 뱀은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초반 사이, 화물선이나 군용기에 숨어 괌(Guam)에 우연히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괌에는 갈색나무뱀의 천적이 거의 없었던 반면 먹잇감은 풍부했기 때문에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한때 괌 일부 지역에서는 1평방킬로미터당 서식 밀도가 수천 마리에 달할 정도로 증식하여 섬 전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갈색나무뱀의 유입은 괌의 고유 생태계를 사실상 붕괴시켰다. 괌에 서식하던 토착 조류 12종 중 10종이 이 뱀의 포식으로 인해 멸종하거나 야생에서 사라졌으며, 나머지 종들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조류뿐만 아니라 도마뱀류와 익수목(박쥐) 등 소형 동물들도 주된 먹이가 되었다. 새들이 사라지자 식물의 씨앗을 퍼뜨릴 매개체가 없어지면서 숲의 재생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이는 식생의 변화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생태계 파괴를 불러왔다.

인간 사회에 끼치는 피해도 적지 않다. 갈색나무뱀은 전신주와 전선을 타고 이동하는 습성이 있어 변압기를 합선시켜 잦은 정전 사고를 일으킨다. 괌에서는 매년 수백 건의 정전이 이 뱀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인프라 복구 비용이 막대하다. 또한 가정집 내부로 침입해 잠자고 있는 영유아를 무는 사고가 종종 보고된다. 성인에게는 해가 적은 독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호흡 곤란이나 심한 부종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미국 당국은 갈색나무뱀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뱀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에 취약하다는 점을 이용해, 타이레놀 성분이 포함된 죽은 쥐를 소형 낙하산에 매달아 숲에 살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뱀이 다른 지역이나 인근 섬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항과 항만에서 탐지견을 운용하고 화물을 철저히 검사하며, 전신주에 뱀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특수 방벽을 설치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