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다 인도네시아 152편 추락 사고는 1997년 9월 26일 자카르타에서 메단으로 향하던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00B4-220 항공기가 추락한 참사다. 이 사고로 탑승객 222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234명 전원이 사망하였다. 이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악의 단일 항공기 사고로 기록되어 있으며, 사고 당시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 매우 치명적인 항공 사고 중 하나였다. 사고 기체는 메단의 폴로니아 국제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던 중 공항 부근의 산악 지역에 충돌하였다.
사고 당시 인도네시아 전역은 대규모 산불로 인해 발생한 극심한 연무(haze)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 연무는 동남아시아 전역의 가시거리를 심각하게 저하시켰으며, 사고 지역인 메단 인근 역시 시야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극한의 기상 조건 속에서 조종사는 전적으로 지상 관제사의 지시와 계기 비행에 의존해야 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은 조종사와 관제사 사이의 소통 과정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유발하는 배경이 되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관제소와의 의사소통 혼선 및 관제사의 지시 오류로 판명되었다. 관제사는 사고기에게 좌회전을 지시했으나, 조종사는 이를 우회전으로 오인하여 지형지물이 험난한 산악 지대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또한 관제사가 152편을 인근의 다른 항공기와 혼동하여 부적절한 하강 지시를 내린 점도 사고를 앞당겼다. 조종사들은 자신들의 정확한 위치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제 지시에 따라 고도를 낮추었고, 결국 항공기는 고도 약 1,550피트 지점의 산비탈에 충돌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공기의 지상 접근 경보 장치(GPWS)는 충돌 직전에야 작동하여 조종사가 회피 기동을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NTSC)는 관제사의 미숙한 유도, 조종사의 상황 인식 실패, 그리고 산불 연무로 인한 시계 제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결론지었다. 특히 관제 용어의 부정확한 사용과 확인 절차의 부재가 사고의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이 사고 이후 인도네시아의 항공 안전 관리 체계는 국제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으며, 관제 시스템의 현대화와 조종사 교육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개편이 추진되었다. 또한 복잡한 기상 상황이나 비상시 관제사와 조종사 간의 표준화된 교신 절차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루다 인도네시아 152편 참사는 기상 악화라는 외부 요인과 인적 오류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항공 역사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