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스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원거리 공성 병기이자 거대한 발사 장치이다. 그리스어 '발레인(ballein)', 즉 '던지다'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이 병기는 주로 거대한 화살이나 볼트를 직선으로 발사하여 적의 방어 시설을 파괴하거나 병력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었다. 초기 모델은 고대 그리스의 '가스트라페테스'라는 손발사식 활에서 발전하였으며, 이후 로마군에 의해 규격화되고 대량 생산되어 전 유럽과 지중해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이 병기의 핵심 원리는 비틀림 용수철(Torsion spring)의 탄성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무 틀의 양쪽에 동물 가죽, 힘줄, 또는 인간의 머리카락 등을 꼬아 만든 밧줄 뭉치를 수직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에 지렛대 역할을 하는 나무 팔을 끼워 넣는다. 이 팔을 뒤로 당기면 밧줄 뭉치가 강하게 비틀리며 에너지를 저장하게 되고, 발사 장치를 해제하면 비틀렸던 밧줄이 복원되면서 강력한 힘으로 투사체를 날려 보낸다. 이는 단순히 활의 탄성만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궁시류보다 훨씬 높은 관통력과 사거리를 제공하였다.
로마 제국 군대에서 발리스타는 전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크기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했는데, 보병이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소형 '스콜피오'부터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대형 공성용 발리스타까지 다양했다. 특히 로마의 발리스타는 정교한 조준 장치를 갖추고 있어 당시의 다른 투척 병기들에 비해 명중률이 매우 높았다. 주된 투사체는 금속 촉이 달린 육중한 목제 화살이었으나, 경우에 따라 둥근 석환을 발사하여 방어 구조물을 타격하기도 하였다.
발리스타는 긴 사거리와 강력한 위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비틀림 용수철의 재료인 유기물 밧줄은 습도나 온도 변화에 민감하여 성능이 쉽게 변질되었고, 이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적 숙련도가 필요했다. 또한, 거대한 크기 때문에 이동과 재장전 속도가 느려 기동전보다는 주로 공성전이나 수성전, 또는 함선 간의 해전에서 주력 병기로 활용되었다.
중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발리스타는 한동안 사용되었으나, 점차 지렛대의 원리를 극대화한 투석기인 '트레뷰셋'이나 대형 노인 '스프링갈드' 등에 그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특히 화약의 발명과 함께 대포가 등장하면서 발리스타와 같은 기계식 발사 병기는 전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러나 발리스타의 기계적 구조와 공학적 원리는 서양 병기 공학의 기초가 되었으며, 고대 문명의 기술적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