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토프(Rostov)는 러시아의 지명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두 도시를 지칭한다. 하나는 러시아 북서부 야로슬라블주에 위치한 고대 도시 '로스토프 벨리키(Rostov Veliky)'이며, 다른 하나는 러시아 남부 돈강 하구에 위치한 대도시 '로스토프나도누(Rostov-on-Don)'이다. 통상적으로 역사적 맥락에서는 로스토프 벨리키를, 현대의 행정 및 경제적 맥락에서는 로스토프나도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로스토프 벨리키는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862년 문헌에 처음 등장하였다. 러시아의 '황금 고리(Golden Ring)' 관광 노선에 포함되는 이 도시는 과거 로스토프-수즈달 공국의 중심지였다. 17세기에 건립된 로스토프 크렘린은 러시아 정교회 건축의 정수로 꼽히며, 이곳의 종소리는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세기에는 타타르의 침입으로 고통받기도 했으나, 여전히 러시아의 종교적·문화적 성지로 인식된다.
로스토프나도누는 1749년 엘리자베타 여제에 의해 세관과 요새가 설치되면서 형성된 도시다. 아조프해로 흘러 들어가는 돈강 연안에 위치하여 '캅카스의 관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 남부 연방 관구의 행정 중심지이자 교통의 요충지이며, 농기계 제조와 식품 가공업이 발달한 대규모 산업 도시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독일군과 소련군 사이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 최대의 밀 생산지인 남부 지역의 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돈강과 볼가-돈 운하를 통해 카스피해, 흑해, 발트해 등 다섯 개의 바다로 연결되는 항구 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남부 러시아의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로서 로스토프 국립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교육 기관과 박물관, 극장이 위치하여 지역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두 도시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설립 시기와 성격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로스토프 벨리키가 러시아의 기원과 중세사를 상징하는 박물관 같은 도시라면, 로스토프나도누는 근대 러시아의 팽창과 현대의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역동적인 메트로폴리스다. 따라서 로스토프라는 명칭을 사용할 때는 지리적 위치와 역사적 배경에 따라 두 도시를 명확히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